단상이 아닌 단상

  니까짓게 뭘하냐는 한 랩퍼의 래핑이 문득 떠올랐다. 니까짓게 뭘해? 응? 뭘해? 머릿속에 울려퍼지는 그 힘준 목소리가 떠올라서 나는 나지막하게 홀로 대답했던 것 같다. "뭐라도 하지 않을까..." 뭐라도 하겠지, 또 뭐라도 되겠지. 요즘들어선 늘 그런 생각으로 산다. 딱히 무언갈 하지 않는 내 모습에 핑계를 대볼까 싶으면 그건 또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고. 그렇다고 뭔가를 해보자니 마냥 귀찮아 움직이기가 싫다. 그럼 나는 아무것..

손님

    싸이월드의 몰락 이후 페이스북에 대한 불쾌함으로 시작한 게 블로그다.  2013년부터 지금까지 이제 곧 4년을 앞두고 있는데, 어젯밤 한 여고생으로부터 귀여운 방명록이 달렸다.  초대장을 받아야 가입이 가능한 블로그의 특성 때문에 초대장을 받으려고 방문했는데 어느새 내 게시글들을 정독하게 되었고, 배울 게 많은 사람이라는 게 느껴졌으며 말을 참 예쁘게 하셔서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다는 것이었..

공허

    일을 하다보면 왕왕 기술 문의에 대한 전화가 오고는 한다. 그저 안된다는 말만 주야장천일 경우엔 내용을 정리해 메일로 보내달라고 한다. 그 내용을 가지고 천천히 곱씹으며 자료를 찾아보다가 답을 줄때가 대부분이고 내가 모를 경우엔 알만한 사람에게 전달한 뒤 답을 받아 전달해주고는 한다.  오늘은 그게 잘 안된 날이었다. 뭐가 문젠지 내용을 정리해달라니 그럴 시간이 없단다. 그러면 알만한 사람의 번호를 ..

열등감

    이따금씩 거대한 물체를 볼 때가 있다. 그것은 꿈에서 또는 막연한 생각의 기로에서 내 앞을 막아선다.  당연 실체가 없는 상상속의 물체다. 그건 빛 한 줄기 비추지 않는 야산 속에서 걷는 것과 같은 두려움을, 육중한 무게감에 따른 중압감을 느끼게한다. 실제로 그 존재에 대한 생각은 가슴팍을 조여오고 숨을 쉬기 어렵게 한다.  꿈속에선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여성들이 내 양쪽 귀에 대고..

성찰

    먼 나라 이국땅에, 결혼식을 마친 신혼부부가 피로연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했다. 생애 가장 행복했을 순간을 막 지나 설레이는 미래를 꿈꿨을 부부를 생각하니 결혼을 앞두고 남 일 같지 않아 조금은 울적해졌다.  그와함께 근래에 상사들이 꺼내놓던 말들을 떠올려본다. 당장 내일 죽을 수도 있는 삶속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이겠냐는 질문들.  아마도 일련의 사건들을 통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