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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80114-19 : 04.챠웽로드와 씨푸드

이튿날 밤의 일정은 챠웽로드에서 자유 시간을 보내는 일정이었다. 로컬한 분위기를 느껴보는건 어떨까 싶기도 했지만 그다지 특별할 것도 없을 듯해서 살짝 둘러본 뒤 바닷가 앞의 레스토랑에서 씨푸드를 먹기로 했다. 가이드 말로는 다른 팀은 여기저기 챠웽로드를 둘러보지만 게이바 말고는 딱히 볼 것도 없고 레스토랑에 오면서 본 거리가 챠웽로드의 전부이니 제끼고 둘이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했다.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코사무이의 제 일의 번화가인 챠웽로드에는 다양한 인종이 섞여있었다. 더운 나라의 특성상 옷차림들은 모두 가벼워 보였고, 네온사인들은 화려했으나 품격있어 보이지는 않았으며, 질서와 규율이 존재하지 않는 듯한 자유분만한 분위기는 그 자체로 상당히 이국적인 느낌을 주었고 낯선 곳에서의 이방인들은 나를 조금 긴장하게 만들었다.

 

 

 

 

 

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챠웽로드를 지나 해변가로 향했다. 해변가를 등지고 외국인들이 모여있는 리조트가 제법 규모있게 자리잡고 있었고 그 인근으로 여러 레스토랑이 바닷가를 향해 위치해 있었다. 우리는 미리 예약 되어있는 해변가의 앞 테이블에 앉아 음식을 기다렸고, 곧이어 푸짐한 씨푸드가 차례로 차려지기 시작했다. 이 씨푸드 한상차림(?) 또한 옵션이었다. 가이드의 말로는 오징어 튀김만 있어도 씨푸드고 새우 하나만 있어도 씨푸드란다. 옵션과 기본은 그 차이라고. 애초에 신혼 여행에서 만큼은 돈 아낄 생각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아내와 정승처럼 쓰고 가자고 일찌감치 합의를 보았으므로 그저 기분좋게 먹었더랬다.

 

 

 

 

역시나 기다린듯이 사진을 열심히 찍어주던 가이드. 바닷가 앞에서 근사하게 저녁 식사를 한다는 건 생각처럼 쉬운일이 아닐 것이다.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과 분위기 좋은 조명과 음악, 파도 소리. 쉽사리 잊지 못할 추억이긴 했다. 음식을 부지런히 먹으면서 꼭 바닷가 앞에서 먹는 식사가 아니더라도 종종 분위기 있는 식사를 대접해야겠다고 생각했다. 나이를 먹고 삶의 지난함에 익숙해지더라도 너무 멋없는 남편이 되지 말자. 늘 사치를 부릴순 없겠지만 이따금 씩 아내를 활짝 웃게 해주자고.

 

 

 

 

 

바닷가는 한적했다. 옆 테이블에 자리잡은 중국인 가족들을 멍하니 바라봤던 것 같다. 꼬마 아이가 천진난만하게 떠들고 있었다. 그 아이의 음성이 소음으로 느껴지지 않았다. 종종 장난감을 온 몸에 칭칭 감은 상인들이 앞을 지나갔고, 파도 소리는 일정하게 울려퍼지고 있었다. 화려한 바닷가 식당의 저편에는 칠흑같은 어둠이 하염없이 펼쳐진 듯 보였다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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